업계 내부에선 이미 다원시스가 대규모로 철도차량을 수주하고, 납품이 지연되고 있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올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이어, 12월 정부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안을 두고, "대규모 사기 사건과 같다"고 말했다.

국감과 업무보고에서 문제로 지적한 것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발주한 EMU-150(ITX-마음)이다. 다원시스는 지난 2018년 12월 ITX-마음 1차분 150칸을, 이듬해 11월에는 2차분 208칸을 각각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1차분 2716억 원, 2차분 4004억 원에 달한다.

지난 8월 19일 오전 10시 50분경, 경북 청도군 인근 경부선 상행선 남성현-청도역 사이 구간에서 비탈면 안전점검을 위해 선로에 들어갔던 작업자 7명이 열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열차는 동대구역을 출발해, 진주역으로 가던 무궁화호 1903 열차로, 사망한 2명은 30대 하청업체 직원들이었다. 사고가 난 곳은 급곡선 구간으로 기관사가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구간이었다.

올해에는 철도건설 현장에서 대형 사고가 여러번 발생했다. 가장 큰 사고는 지난 4월 11일 오후 3시 13분경, 경기 광명 일직동 양지사거리 인근에서 발생한 신안산선 5-2공구 현장 붕괴사고다. 지하 약 30m에 위치한 철도터널이 무너지면서, 상부 도로와 주변 방음벽까지 주저 앉았다.

실종된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작업자는 사고가 난지 엿새만인 16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미 붕괴 조짐이 있었다. 사고 당일 오전 12시 30분경 지하 기둥(버팀목) 균열로 인한 붕괴 우려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주변 상부도로를 통제하고 있었다. 이후 시공사가 긴급 보강 작업에 들어갔지만, 터널은 붕괴됐다.

정부가 철도운영사인 코레일과 SR을 통합하는 '로드맵'을 공식 발표했다. SR은 수서고속철도 운송면허권을 갖고 있다. 2013년 12월 설립돼, 2016년 12월 수서발 SRT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복수 철도운영사 구조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했다.

2018년에도 국토부가 통합 타당성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2022년 12월 철도산업발전위원회는 '통합 판단 유보' 결정을 내렸다.

그러다가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통합'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취임 전 인사청문회 때 이미 '원칙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해축 간선철도망 핵심 구간인 목포보성선이 추석을 앞둔 지난 9월 27일 개통했다. 2002년 착공 이후 23년 만에 손님을 태우게 됐다.

이 철도는 전남 목포 임성리역에서, 영암, 해남, 강진, 전남장흥, 장동을 거쳐 신보성역까지 이어지는 총 연장 82.5km 단선전철이다. 설계속도 시속 200km, 운영역사는 7개소다.

목포-보성 간 이동시간은 기존 2시간 30분에서 1시간 5분으로 대폭 줄었다. 철도를 이용할 때 목포에서 광주를 경유하지 않고, 바로 보성으로 갈 수 있어 지역 간 철도 이동 편의성이 높아졌단 평가다.

지난해 12월 28일 개통한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승객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통상 이용객들이 새로운 교통수단에 적응하는 시간이 2~3년 정도다.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개통 4개월 만에 예측수요에 도달했다.

지난 9월 18일 기준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누적 이용객은 약 1211만 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이용객 4만 5700명, 9월 기준으로 평일 하루 평균 약 5만 5595명이 이용하면서, 예측 수요의 111.1%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0일 부전-청량리 간 중앙선이, 올해 1월 1일 부전-강릉 간 동해선이 완전 개통했다. 핵심 간선철도망이 연이어 완성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단 평가다.

포항-울진-삼척 단선전철이 개통하면서 100년 만에 동해축 간선철도망이 완성됐다. 삼척-동해 구간까지 전철화해 부전-강릉 구간에 전기열차인 ITX-마음을 하루 편도 4회 운행하기 시작했다.

부전-강릉 동해선은 폭발적인 수요를 기록했다. 개통 6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100만 명에 육박했다. ITX-마음 열차 이용률은 136%에 달해 다른 간선철도보다 승차율이 높았고, 주말에는 승차권이 매진됐다.

올 2월, 현대로템을 비롯한 '코리아원팀'이 모로코에서 약 2조 2000억 원에 이르는 2층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는 낭보를 전했다. 현대로템이 해외서 수주한 철도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이번 사업을 통해 현대로템은 모로코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

코레일도 이번 사업에서 유지보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를 원하는 모로코 철도청의 수요에 부응해 관련 기술 이전, 교육훈련 등 전방위적 협력을 제안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번 사업은 유럽 등 경쟁국에서 공격적으로 '양허성 금융'을 제안해 수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우리 정부도 이에 대응하고 국토부와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들이 모로코를 찾아 K-철도를 알리는 데 노력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철도차량 분야 국가 R&D들이 결실을 맺었다. 국토부 국책 R&D로 추진한 '철도차량부품개발 사업'이 6년 대장정을 마쳤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50여개 산학연이 참여해 수행한 대규모 R&D다. 사업비 약 1570억 원이 투입됐다.

성과도 확실했다. KTX-이음과 같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에 쓰이는 핵심 부품 8종과 전동차, 트램에 쓰이는 장치 등 10종을 국산화해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또 자동 연결·분리시스템(화물열차 자동 입환)과 도시철도용 전장기기 통합제어플랫폼(TROSAR) 등 미래 철도시장을 선점할 부품 5종도 개발했다.

국가철도 건설을 위한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이 늦어지는 모양새다. 당초 올해 말 발표할 계획이었다.

올해에도 전국 지자체에서 '철도를 놓아달라', '역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특히 5차 국가철도망 수립을 앞두고, 지자체들은 국회 토론회나 지역민 서명부 전달, 캠페인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을 펼쳤다. 이 계획에 포함되면 국비로 철도 SOC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재정이 열학한 지자체에서 사활을 거는 이유다.

한 기관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전국에서 5차 국가철도망 반영을 위해 제출한 철도사업이 200개가 넘는데, 경쟁률이 15대 1 수준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